구체적인 목표 잡고 집중하기

우리는 생소한 분야를 마주하더라도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미지를 더 잘 공략할 수 있다[1]. 엔지니어로써 지금까지 여러가지 새로 배움을 해 왔는데 그 와중에 나도 놀랄만큼 성공적이었던 경험도 있고 스스로가 답답할 정도로 잘 안풀린 경우도 여럿 있었다. 이런 여러개의 특수한 경험으로부터 일반적인 지식 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큰 장점인지라, 나도 한번 생각을 해 보았다.

새로운 환경과 기술을 성공적으로 획득한 경험에 공통점이 있다. 새 기술 획득에 성공한 경우는 항상 가시적인 결과물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선후관계, 혹은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잘못 생각하기 쉽다. 나도 얼마 전까지는 성공했기에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이 인과관계는 뒤집혀 있다. 결과물을 만들어 냈기 때문에 성공했다가 나의 경험을 올바르게 서술하는 문장이다.

체계적으로 접근했다, 많은 시간을 썼다, 스터디를 돌렸다 등은 (경험적으로)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익혀야 하는 무언가를 이미 익혔다고 할 때 해야 할 일로 그냥 뛰어들었을 때 가장 큰 진전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1. 공략할 미지의 대상 본연의 활용
  2. 구체적인 목표


두 가지이다. 예를 들면, D 언어를 익힐 때 레퍼런스, 튜토리얼 및 관련 서적을 섭렵했던 것 보다 실서비스할 서버를 작성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었다. 새 언어를 배울 때 프로그래밍 문제를 풀어보거나 토이 프로그램 만들기 등이 많이 쓰이는 방법인데, 이보다 확실하고 빠르게 그 언어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언어로 바로 프로덕션 코드를 만드는 것이다. Ipython notebook 을 익힐 때 연습을 많이 해도 익숙해지지 않던 것들이 회사에서 실제 데이터를 분석 하고 개인적으로는 블로깅 플랫폼으로 개조해서 사용하면서 금새 익숙해졌다.

도구가 옆에 있다면 바로 손에 들고 목표로 뛰어든다. 힘들어도 목표에 닿을 때까지 버틸 수만 있다면 확실한 방법이다. 고대의 전쟁으로 비유하자면 겹겹이 쌓인 병사들을 뚫고 적의 수장을 향해 돌격하는 느낌이랄까. 병력의 손실이 있더라도, 많이 다치더라도 어쨌거나 적 대장의 머리만 손에 넣으면 이긴다. 배울 것을 준비하고, 그것으로 잘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집중하면 된다.

스스로에게 내재된 동기부여로는 목표 설정 및 돌격이 잘 안되는 사람들은 동기부여를 외부 조건을 통해 강제적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발표 준비, 아르바이트 계약, 불특정 다수에게 공언하기 등. 흔히 닥치면 한다라고 하는게 이런 경우를 말하는 거겠지.

그래서 저는,

  1. 글쓰기에 조금이나마 익숙해져 보겠습니다.
  2.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보죠. 그럼 뭘 할까요? 책을 쓰겠죠.
  3. 그래서 일단 마구 써대다가 모아서 책으로 제본해보겠습니다. (자비출판!)
  4. 강력한 동기부여를 위해서 주변 몇몇 사람들에게는 말을 해 두었습니다.


…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는 아직 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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