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엎고 싶다면

작업을 하다가 뒤집어 엎고 다시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좋은 징조다. 비슷하게 때려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이것은 반대로 좋지 않은 징조다. 두 개의 차이는 이렇다.

  1. 다시 만들고 싶다: 전에는 보지 못한 것을 보거나, 몰랐던 것을 알게 되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2. 때려치고 싶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만들고 싶을 때마다 처음으로 돌아가면 일이 끝나지 않는다. 좋은 방법은 “다시 한다면 이렇게” 라는 모습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만들어내고, 지금의 모습과 이상적인 모습 사이의 거리를 차츰 좁혀가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기에, 그렇게 발견한 더 나은 길을 온라인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이런 엔지니어링의 훌륭한 예로 LHC 건설이 있다.

“The technology needed to carry out the experiment didn’t exist when we started work a dozen years ago. We went ahead on the assumption that it would be developed,”

출처: http://web.cosmosmagazine.com/features/hunt-god-particle/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고도 원하는걸 적용하려면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 원하는걸 충분히 상세하게 그려내면 처음부터 다시 하지 않고도 중요한 부분을 떼어내서 하던 일에 끼얹을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다시 하는게 나은 경우도 있다. 이건 얼마나 messed up 상태를 견뎌내고 정리해낼 수 있느냐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최대 messed up 지수를 넘어가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다시 하는게 낫다… 기보다 안그러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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