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사전읽기

요 며칠 통계로 장난질, 사실과 진실, 부의 분배 등에 대해 생각을 했다. 우리 나라를 비롯해 선진화된 많은 나라들에 부의 불평등이 매우 심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사람들이 느끼는대로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져가고 있을까? 고려/조선 시대, 혹은 산업화가 막 진행되어 거대도시들이 형성되고 있을 무렵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걸까? 이를 측정하는 메트릭이 있나? 사실(Fact)이 어떤가를 알고 싶은데 데이터가 없을까?

관련된 내용을 검색하며 고민을 하다 문득 사놓고 묵히고 있는 “21세기 자본”을 읽어볼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가 알고 싶은 것은 피케티의 주장보다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 근거들과 이를 수집한 방법이다. H님의 포스팅을 읽고, 나도 사전 읽기를 해 보기로 했다. 일단 저 포스팅에서 템플릿을 가져와서 정리해 보자.


표제지와 서문을 빠르게 읽어 본다.

이전의 경제연구들을 되짚어보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불완전한 데이터라 해도 의미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소득불평등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숫자로 얘기하고자 한다.

어라 이런 훌륭한걸 만들어 두었다. http://topincomes.parisschoolofeconomics.eu/

책의 구조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목차를 읽어 본다.

크게 4부 16장으로 이루어졌다.

  • 먼저 소득과 부를 비롯한 주요 개념 설명인 것 같다.
  • 그리고 자본/소득 비율의 변화가 가지는 의미를 본다.
  • 이로부터 불평등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본다.
  • 어떻게 이 불평등을 완화시켜야 할지를 얘기한다.

책에 색인이 있다면 확인해 본다.

책에 색인이 있는데, 저 포스팅에는 색인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가 없다. 그냥 주욱 훑어보며 어떤 단어들이 나오는지를 보았다.

여러 페이지에 걸쳐 많이 언급되는 단어 중 가장 강력한 것이 “부동산” 이었다. 그 외 “노동”, “노동 소득”, “소득세”, “민간자본”, “백분위/ 상위 1퍼센트”, “부채”, “상속재산”, “십분위 /상위 10퍼센트”, “이자”, “자본/소득 비율”, “자본소득”, “세계대전”, “충격” 등이 있었다.

출판사의 광고문을 읽어 본다.

출판사 서평 의 첫 문단은 이렇다.

‘피케티 신드롬’, 한국에 상륙하다! 

경제적 불평등의 구조와 역사를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해 면밀히 분석하고 
대담한 대안을 제시하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역작인 『21세기 자본』은 올해, 아니 향후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경제학 저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_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전 세계에 ‘피케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프랑스 파리경제대 토마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다. 지난해 8월에 프랑스, 올해 4월에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이후 경제계는 물론 세계 지성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온 『21세기 자본』은 국내에서도 이미 자본주의에 내재한 불평등의 동학에 대한 참신하고 실증적인 분석과 대담하고 파격적인 대안 제시로 인해 논쟁의 중심에 있다.

나의 의도에 맞추어 본다면 “역사”,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 이라는 중요 단어가 있다. 서문과 함께 생각해보면 프로세스보다는 데이터를 중시하는 책일 것 같다.

  • 이 책은 더 파고들 가치가 있는가?

내가 관심있는 주제인 “사회적 불평등” 에 대한 “데이터” 가 주연으로 등장할 것 같다. 이 책을 떠올린 것이 매우 적절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책의 주장에 중요해 보이는 장들을 살펴 본다. 시작과 끝 페이지를 주로 확인한다.

  • 5장: 유럽, 미국의 자본/소득 비율의 변화에 대해 수집된 자료를 설명. 그리고 “왜 ** 인가?” 라는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 10장: 현대적 성장이나 시장경제 법칙과 같은 어떤 것이 부의 불평등을 줄이고 조화로운 안정을 달성할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 가 마지막 문장.
  • 11장: 상속이 저축을 압도한다.
  • 14장: 최상위 소득의 증가가 과소평가 되고 있다.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진 노동자들의 소득 격차보다 “상위 1퍼센트”가 어떻게 이토록 앞서나갔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책의 여기 저기를 살펴 보며 필요하다면 한 두 단락 혹은 최대 두 페이지를 읽어 본다. 반드시 마지막 두세 페이지를 읽는다.

마지막 장의 마지막 소제목은 “가장 가난한 자들의 이익”이다.

경제적 하부구조와 상부구조는 극히 단순하고 추상적인 개념이다. 국가, 조세, 부채 등을 구체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책의 마지막 문장: 숫자 다루기를 거부하는 것이 가난한 이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저자의 주장은 무엇인가?

사회적 불평등을 측정할 수 있는 메트릭을 하나 마련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실제로 측정해 보았다. 측정할 수 있으면 개선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제안하고 있다. 무엇을 제안하는지는 조금 더 살펴봐야 알 것 같다.

  • 책의 종류는 무엇인가?

저자의 연구 결과를 정리한 거대한 연구노트이다.

  • 내 머리 속에서 이 책을 어디에 위치 시켜아 하는가

태그: 부의 분배, 불평등, 경제, 데이터


내가 궁금해하던 주제에 대해 내가 원하는 시각(data-driven)으로 연구한 내용인 것 같다. 어제 글을 바탕으로 생각해보자면, 나는

  1. 이 연구는 어떤 사실 근거-데이터 위에 올라가 있는가?
  2. 여기에 들고 있는 데이터는 올바른가? 검증할 수 있을까? 개선할 수 있을까?
  3. 이 정보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해석하여 “피케티의 진실”을 구성해 냈는가?
  4. 나라면 어떻게 이를 해석할 것인가? 부의 불평등에 대한 다른 해석은 없는가?

을 목표로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읽어보겠습니다.


사전 읽기 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한 구절:

imag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