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 발견

오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신대륙 발견” 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말을 할 때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잠시 후에 대체 이걸 왜 “신대륙 발견” 이라고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인 사실을 가리키는 용어는 그 자체로 강력한 사관의 발현이 될 수 있다.

정말 신대륙이었는가? 누구의 발견인가?

따로 글을 쓸 시간이 없으므로, 오늘은 잉여한 웹서핑 내용을 정리하는 것으로 글쓰기를 대신한다.

최초의 정착민

현재의 아메리카 대륙은 만년 훨씬 이전, 그러니까 고조선이 세워지기보다도 몇천 년 이전에 이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아프리카를 나와 이동하던 인류가 아시아를 거쳐 베링해를 건너(걸어서인지 배를 타고인지는 아직 논란) 시베리아를 지나 아메리카에 흩어졌다. 이것은 제노그래픽 프로젝트에서 유전자 지표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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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입장에서 지금의 아메리카를 신대륙으로 발견한 것은 이 때이다. 대략 15000~25000년 전 어딘가로 추정.

항해술의 발달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아메리카에 사람이 들어가고 나서 외부와 한동안 거의 단절된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항해술이 발달함에 따라 다시 이 곳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재접촉은 우리가 아는 콜럼버스의 1492년 신대륙 발견 훨씬 이전이다.

Sometime between A.D. 989 and 1020, Viking seafarers—perhaps as many as 90 men and women in all—landed on a Newfoundland shore and raised three sturdy halls and an assortment of sod huts for weaving, ironworking, and ship repair.
  • 바스크인들은 1300년대 이후에 뉴펀들랜드의 대구 어장 발견 후 사업상 비밀로 유지

유럽에서의 첫번째 재발견(?)자는 바이킹들이다. 혹은 유전자 지표 분석으로 그 이전에 유럽인들이 대서양을 건넌 흔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일 수도 있다.

콜럼버스?

그러면 왜 콜럼버스가 떠오르는가? 위키피디아 항목를 좀 읽다 보면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Though Columbus was not the first European explorer to reach the Americas (having been preceded by the Norse expedition led by Leif Ericson in the 11th century[3]), his voyages led to the first lasting European contact with the Americas, inaugurating a period of European exploration, conquest, and colonization that lasted for several centuries. They had, therefore, an enormous impact in the historical development of the modern Western world. Columbus himself saw his accomplishments primarily in the light of spreading the Christian religion.[4]

이전의 접촉은 영구적인 정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콜럼버스가 발을 딛었을 때 유럽인들의 영구 정착지가 최초로 생겼다. … 라고 말하면 느낌이 잘 안온다.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 와서 와 새로운 땅을 발견했어~ 하면서 영구 정착지를 만들었다.

침략, 정복, 식민지화, 그리고 땅따먹기가 시작된 것이다. 유럽인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정복지가 생긴 것이고 이것을 기념하여 콜럼버스의 날도 챙기고, 신대륙이 어쩌고 하기 시작한 것. 심지어 콜럼버스는 자기가 발견한 땅을 죽을때까지 인도라고 믿었는데!

즉, 1492 신대륙 발견 = 유럽의 침략 개시로 볼 수 있다.

신대륙 발견이라니 … 왜 이런 표현을 쓰는거지…

결과

유럽쪽 시각 말고, 원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참혹하다. 직접적 살상이 아니긴 한데 … …

콜럼버스 원정 이후 아메리카 원주민의 인구는 급속도로 감소했다. 직접적인 전투로 죽기도 많이 했지만, 유럽인들이 가져온 질병에 면역력이 없어 사망한 것이 압도적 다수다. 심지어 위키피디아에서는 Genocide로 설명하고 있을 정도다.

  • 콜럼버스 이전의 아메리카 원주민의 수를 추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정치적일 지경 -> 추정치의 대부분이 사망자니까
  • David Stannard argued that the destruction of the American aboriginals from 76 million down to a quarter-million over 4 centuries,
  • the indigenous population of the Western Hemisphere declined, mostly from disease, to 1.8 million from around 50 million, a decline of 96%.

여러가지 추정치가 있지만, 콜럼버스 이후 300년동안 최소한 절반 이상에서 많으면 90% 이상의 인구 감소가 있었다. 저지른 쪽에서는 직접 살상이 아닌 만큼 “Not a crime but a tragedy”(범죄가 아니라 비극)라고 변명하는 측도 있고, Massive Holocaust/genocide 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500번째 콜럼버스의 날(1492+500=1992)에 이제 그런것좀 하지 마! 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http://www.transformcolumbusday.org/faithful.html

What represented newness of freedom, hope and opportunity for some was the occasion for oppression, degradation and genocide for others.

유럽 중심?

내가 유럽 중심의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나 스스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내가 무의식에 가지고 있는 역사관이 어느 쪽으로 치우쳤는지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


어렸을때 학교 선생님한테 통일신라 Before->After 지도를 보고 “이게 2국통일이지 왜 3국통일이예요?” 라고 물어봤다가 혼났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이 생각엔 변화가 없는데, 발해를 우리 역사라고 가르치는 시점에 이미 삼국통일은 아니라고 인정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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