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人行

나는 직접적인 스승이나 멘토를 찾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보고 배우는쪽을 선호한다. 직접 가르치는 행위가 워낙 비싸기도 하고, 나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하게 가르쳐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열심히 한다면 환경의 부족함은 큰 문제가 아니다. 내가 스스로 움직인다면 곰돌이러버덕도 훌륭한 디버깅 동료가 되어줄 수 있다.

훌륭한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관찰한다. 무엇이 저 사람을 훌륭하게 만들었는가에 대해서 떠오르는게 있으면 나를 돌아본다. 같이 고기를 먹거나 공부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며 보고 배울 점을 찾는다. 말은 단순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관계가 일방적으로만 형성되지는 않는다. 대부분 한 쪽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면, 다른 쪽도 뭔가를 얻을 수 있다. 묻고 배우는게 아니라 보고 배우는 것이다. 묻기 전에 관찰하고 생각하고, 그래도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본다. 보고, 혼자 생각하는 것 만으로는 왜 부족했는가 이유를 꺼내놓는다면 상대도 분명 이 문답에서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니 민폐일까 걱정은 조금 덜어도 된다. 까짓거 민폐면 좀 어때!

여기서 다른 사람에게 배워야 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지식이나 기술을 전수받는 것 자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지식을 가진 상대라고 해도, 그걸 직접적으로 배우는 것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떻게 저곳까지 갔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잘 정리해서 압축적으로 정리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정리되어 있지 않더라도 보고 배울 수는 있다. 지식이나 기술을 획득하는 방법, 구조화하는 방법, 사용하는 방법 등의 메타 지식이야말로 배움의 대상이다. 이 메타 지식 자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을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어디 그런 사람이 흔한가. 부족한 우리들이라도 서로를 보고 보여주며 배워나갈 수 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보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배울 것이 있다. 잘 하는 사람 보다 잘 하기 위해 노력하고 공유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모으고, 이끌고, 종국에 스승이 된다.

三人行必有我師焉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 논어

훌륭한 사람은 잘 하는 사람, 힘이 센 사람이 아니다. 꾸준히 길을 가는 사람이다.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우는것 보다 마주하고 얘기하며 배우는게 훨씬 낫다. 주변에 같이 걸을만한 사람이 있다면 어깨에 손을 얹고 낚아보자. 말풍선은 알아서 채우기로.

사진 1장

함께 고기를 먹고 차를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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