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일지를 왜 쓰는가

오늘 하이퍼커넥트에서 한 일 중에 가장 의미있는 것을 꼽으라면, 작업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에게 할당된 하루 24시간은 대충 1/3씩 회사, 개인, 잠으로 분배된다. 자는 시간은 빼고 나머지 두 개 활동에 대해서 몇년 전부터 일지를 쓰고 있다. 회사 업무야 당연하고, 개인 일지도 딱히 외부로 공개할만한 것은 아니라 에버노트, 원노트에 차곡차곡 쌓여가고만 있다. 남한테 보여주지도 않을거 왜 쓰는가? 코딩할 시간도 부족한데 괜히 쓸데없는데 시간을 쓰는것은 아닌가?

몇년 전 TSG 기년회에서 내가 작업일지를 쓰고 있는데 이런게 좋습니다 라고 발표를 했었다. 그 때는 지난 작업을 다시 살펴본다거나, 내가 그때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찾아볼 수 있다, 일/주/월 단위로 회고를 자주 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을 언급했다. 대부분 오래된 기록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장점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새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을 깨달았다.

기록하며 작업을 하면 컨텍스트를 저장하는 임시 메모리가 인간의 머리 밖으로까지 확장된다. 보통 여러가지 일을 하면 정신이 없어 효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기록을 남기며 작업하는 습관은 이런 비효율의 원인인 휘발성 컨텍스트 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법이다. 여러가지 동시 진행되는 작업들에 대한 컨텍스트를 접근성 좋은 외부저장장치-작업일지-에 남김으로써 컨텍스트 스위칭 오버헤드를 줄이고 몰입의 시간을 늘일 수 있다. 근본적으로 기록하며 일하는 인간은 문맥 전환에 강하다. 주변을 둘러보자. 실제로 그렇다. (적어도 내 주위를 보면)

말이 많았는데, 정리하면 이렇다. 캐시야 크면 클수록 좋은 것 아닌가.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