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행동의 관성

관성은 물질 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나 동물의 행동에도 관성이 존재한다.

이런 거: 놀면 계속 논다. 공부하면 계속 공부한다. 뛰는게 힘들어도 쉬지 말고 계속 뛰는게 덜 힘들다.

요새 아무리 쓰레기같은 글이라도 괜찮으니 1일1글을 쓴다는 목표를 세우고 뭐든 꾸역꾸역 쓰고 있다. 제작년에도, 작년에도 일주일에 글 하나씩 1년에 52개 포스팅이라는 목표를 잡았는데 모두 시작하자마자 두번째 글을 쓰지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그야 그럴 것이 글을 한번 쓰고 나서 일 주일이 지나는 동안 그 마음가짐, 결심이 희미해지는 것이다. 최대 정지 마찰력이 운동마찰력보다 큰 것처럼, 잠시나마 하던 일을 멈추면 다시 시작하기는 힘들어진다.

나는 인간의 학습 능력을 믿는다. 어떤 일이건 꾸준히, 적절한 방식으로 시간을 들이부으면 반드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요령이 필요한 부분은 들이부은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혹은 어떤 방식으로 쓰느냐가 아니라 시간을 들이붓는 행위 그 자체를 어떻게 계속 할 수 있는가이다.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 관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좀 어이가 없긴 하지만 일주일에 하나씩 글을 쓰는 것 보다, 매일 하나씩 쓰는게 더 쉽다 는건 확실한 것 같다.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지만, 어떻게 시간을 썼느냐 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꾸준하게 시간을 썼느냐 가 중요하다. 풀어서 말하자면, 내가 어떤 글을 썼는가보다 매일 뭔가 썼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계속 하면 어쨌거나 나아질 수 있다. 그 시간에 어떤 결과를 내었느냐에 신경을 쓰면 오히려 행동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게 되어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무언가 쉽지 않은 일에 도전해서 성과를 내고 싶은가? 이렇게 하면 된다.

1. 아무리 똥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신경쓰지 말아라
2. 최대한 자주, 규칙적으로 시간을 들이 부어라
3. 끝까지 버텨라

글을 쓰면서 문득 얼마 전에 들었던 Learn How To Learn 강의가 생각난다. 강의에서 다룬 화두 중 Product oriented vs Process oriented 라는게 있었다. 결과에 신경쓰지 말고 어떻게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오늘 숙제를 다 한다를 목표로 잡지 말고 오늘 수학 숙제에 한시간을 쓴다를 목표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금 언급한 성과를 내기 위한 3단콤보와 거의 같은 내용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라는 말을 예전에는 그냥 좋은 말이네 하고 흘려 넘겼다. 지금 다시 저 구절을 곱씹어보면 정말 가슴 사무치게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지만 나의 해석은 이렇다. 부자가 되는 것 보다 돈을 잘 버는/모으는게 중요하다. 건강해지고 싶으면 당장 운동과 식이조절을 시작해라. 로또에 당첨되려면 담배 그만 피고 복권을 사라. 달인이 되고 싶으면 수련을 해라. 그런 거다.

어떻게든 한 걸음 내딛으면 다음 길이 나타난다. 앞으로 가는게 중요하다. 일단 걸을 수 있게 된 다음에 목적지를 정하는 것도 괜찮다. 계속 나아가고 있어야 방향 전환도 가능하고 주변도 둘러볼 수 있다.

구르던 돌이 완전히 멈추기 전에 다시 밀어라. 계속 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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