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상의 노력

생산성은 효율에 대한 이야기다. 생산성을 높이면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높은 성취에 이를 수 있다. 생산성은 성과를 만드는 고차 파라미터로, 이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시간이 다른 가치를 가지게 된다. 특히나 개발자의 생산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무협지같은 이야기가 많다. 생산성 최상위 집단과 최하위 집단의 차이가 수십배에 이른다고 하거나, 음의 생산성을 가진 팀장의 이야기라거나, 한 울트라초천재 개발자가 아무도 할 수 없어 보였던 일을 스슥 해내고 고기를 먹으러 가더라 라는 이야기 등.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다. 똑똑하거나, 경력이 길거나, 성공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적이 있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거나, 플랫폼 지식이 많다, 경시대회 스타일의 문제 해결에 능하다 등의 상태는 이 사람이 생산성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신호들일 뿐이지 그걸 직접적으로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자신있게 일반화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업계에서 십년 이상 일해오며 발견한 강력한 신호가 하나 있는데, 바로 직접적으로 생산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다. 사실 개발 뿐 아니라, 초중고에서 학교 공부를 하면서도 느꼈던 것이다. 문제를 풀고, 숙제를 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해야 좀 더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놀면서도 성적은 잘 나오곤 한다. 개발쪽에서도 비슷하게, 남들이 밤새고 코딩/디버깅을 할 시간에 당장 쓸데 없어 보이는 도구나 개념, 스펙을 보는데 시간을 쓰는 엔지니어들이 더 나은 결과를 내곤 한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쟤들은 원래 머리가 좋아서” 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그런 천재 놀이는 허상이었던 것 같다.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하는지의 여부가 결정적이고, 이게 장기간에 걸쳐 쌓여 흔히 말하는 복리 효과를 만든다고 보인다.

나도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지, 같은 Happily ever after 같은 식의 결론을 내려는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을 하면서 종종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나는 일을 잘 하는 엔지니어인가? 나의 생산성은 내 기대만큼 높은가?

혹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보면서도 생각한다. 저 사람은 진짜 전문가인가? 훌륭한 사람인가? 가짜 전문가인가?

나 스스로도, 다른 사람의 경우도 인상이 어떻건 간에 자발적인 향상 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보게 되었다. 왠지 저 사람은 … 이라는 주관적 편견을 대체할 수 있는 괜찮은 지표인 것 같다.

이게 개발자 면접에서도 유효한 지표인 것 같긴 한데, 별거 아닌듯 보이는 이 기준을 들이대었을 때 만족스러운 사람을 정말 찾기 힘들다. (!?) 열심히 하는 것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한 노력과 이에 따른 실행이 없으면 노력이 허무해지기 십상이다.


  • 그렇다고 내가 천재라는 족속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건 아니… 지만 만화처럼 재능만으로 다른이의 노력을 그렇게 쉽게 쌈싸먹는 일을 현실에서는 본 적이 없다.
  • 이렇게 울어본 적이 있으면 이미 훌륭한 사람.

사진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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