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곡선을 그리고 싶지만

무언가를 배울때 생기는 학습곡선은 도메인과 학습자에 따라 다른 양상을 띈다. 도메인 자체가 매우 괴랄한 학습곡선을 만드는 경우도 있고, 학습자의 능력이 장애물을 다 쌈싸먹고 아름다운 지수함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학습곡선이 계단식으로 나온다거나, 스무딩하면 어쩌고 하는 연구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어쨌든 학습곡선의 모양이 어떻고 얘기를 하기 전에, 그걸 그리는 것 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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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새로운 언어, 새로운 플랫폼에서 개발을 하고 있는데 내가 이 도메인에서 만드는 학습곡선이 어떻게 생겼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그려질 것 같은지를 예상해보고 싶다. 잘 익히는 중인지 학습이 정체되어 있지는 않은지 등도 확인하고 싶다. 당장 새로운 걸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나의 학습 곡선이 지금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아는건 어려운 문제다.

요 몇년간 매일 한 일, 익힌 것, 여러가지 시도와 결과 등을 기록으로(에버노트/원노트의 노트 하나씩) 남겨서 그걸 넘겨보며 요새 일처리가 더 나아졌다거나, 많은 걸 배웠다거나, 슬럼프라거나 하는 등의 정보를 정성적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진짜 학습 곡선으로 이걸 시각화하기 위해서는 정량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일주일 전보다 내가 123 단위만큼 일처리 효율이 좋아졌고, 27 단위의 새로운 지식을 얻었다 - 같은 식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 된다. 외부 권위에 의존한다면 시험을 봐서 그 점수를 사용하는게 편하고 객관적이지만 그런게 가능한 도메인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만한 지표를 고민해보고 있다. 너무 귀찮으면 데이터가 계속 생기지 않을테니 매일 쓰는 일지에 간단하게 추가될만한 것, 혹은 지금 작업일지에서 바로 뽑아낼 수 있을만한 것이면 좋겠다. 최선은 내가 능동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냥 나의 작업을 모니터링해서 로그처럼 쌓이는 것이다. 도메인에 따라 가능하기도 할텐데, 개발쪽으로는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좀 바보스럽지만, 주기적으로 “단위 시간에 할 수 있는 작업”을 모아볼까도 생각중이다. 2시간 정도의 제한시간을 잡고, 매주 적당한 과제를 시도해서 성공하면 목록에 올라간다. 실패하면 다음주에 처음부터(이어서가 아니다!) 재도전.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난이도에 따라 과제에 점수를 주고 총점을 트래킹한다. 부가적으로 “타이틀 수집” 같은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두시간동안 계산기 앱을 만든”, “다음 웹툰봇을 한시간에 만든” … … 그렇다, 이것은 게임센터의 도전과제 시스템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학습 곡선과는 다른 그래프겠지만, 그래도 뭔가 그려볼 수는 있겠지.

… … …

어째 요즘에는 답이 없는 고민만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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